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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소리 01 (소설)

by storydrama 202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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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소리 01 (소설)

나는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나는 공무원으로 근무했고 쉬는 날에는  아내와 자주 여행을 다녔다. 아내는 착하고 순한 여자였다.  나에게 아들 둘을 선물로 낳아주었고 우리 가족은 여행을 좋아해서 어디든지 마음만 먹으면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나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소소한 행복을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무엇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봄에는 진달래꽃을 보려고 자전거를 타고 아내와 함께 하이킹도 다녔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넓고 푸른 바다를 보기 위해서 우리 가족은 자주 여행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나는 아내를 데리고 병원을 갔다.  대학병원 의사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허리 수술은 함부로 하는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너무 고통스럽다며 수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병원으로 갔다.  아내는 침대에 누워 자신의 수술 차례가 올 때까지 내 손을 꼭 잡고 있다.  " 여보, 나 수술하는 거 무서워요. " 아내가 말했다.  " 그럼 지금이라도 수술하지 말고 집으로 갈까요?" 나는 아내가 수술을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비수술 요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터라 아내가 수술을 하지 않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수술하면 괜찮아진다고 하니까 무서워도 해야겠죠" 아내가 힘없는 어조로 다시 말했다.

이리하여 아내는 수술실로 가게 되었고 나는 아내의 수술이 끝날때까지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 복도는 환자들로 꽉 차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공무원중에서도 강력계 형사로 근무하고 있어서 잠복근무도 많았고 범죄 현장도 많이 가봤지만 병원은 왠지 낯선 공간이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원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보였다.  왠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온 탓일까 아내는 병원 수술이 끝난 뒤부터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수술한 의사한테 따지러 갔다.

의사는 영상사진을 보여주면서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잘못된 흔적은 영상 사진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의료 과실이라고 주장하고 싶었지만 의사는 너무나도 당당하고 힘 있게 수술이 잘되었다는 말을 하고 있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내는 집으로 퇴원한 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온몸이 찌르는 듯한 고통이 하루종일 반복된다고 아내는 소리 질렀다.  나는 아내를 데리고 다른 대학 병원에 가봤다.  재수술이 필요하다면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느 병원에도 재 수술을 허락하는 곳은 없었다.  새로운 의료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으니 치료에 희망을 가져 보라고만 했다.  나는 아내를 데리고 이곳저곳 다녀 볼만한 병원은 다 다녔다.  1회  맞는 주사 금액이 800만 원이 드는 주사를 맞아 보겠냐고 제안하는 병원이 있다. 공무원 월급으로 감당하기 힘든 액수였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병원에서 하라는 것은 뭐든 해보고 싶었다.

아내가 나을 수만 있다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아내가 아프다고 소리 지르면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의사가 하라는 대로 1회에 800만 원을 주고 맞는 주사를 아내에게 맞추었다.   그러나 아내는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아내의 몸은 움직일 수 있었지만 아프다고 늘 소리를 질렀다.  마치 한 마리의 짐승이 고통에 못 이겨 울부짖는 소리 같았다.  나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아내가 수술하고 싶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을 내내 후회했다.  신경을 건드린 것일까 왜 아내가 비명을 저렇게 지르는 것일까 

 

나는 아내를 돌보기 위해 공무원 생활을 퇴직하고 건축 인력 사무실을 창업했다.  새벽 5시부터 사무실 문을 열어야 했지만 오전8시 되면 퇴근할 수 있었다.  오후 5시쯤 되면 다시 사무실 문을 열었다.  하루에 두 번 사무실 문을 열어야 했다.   낮에는 아내를 데리고 병원을 가거나 여행을 다녔다.  아내는 여행을 가도 그전처럼 즐거워하는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아내는 점점 여행도 거부를 했다.

옆집 아주머니는 하나님밖에 치료할 분이 없다며 나와 아내를 끌고 가다시피 하여  교회로 갔다.  나는 처음으로 예배당에 갔다.  무엇이라도 고칠 수만 있다면 가고 싶었다.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아내를 고쳐주세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눈물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내가 죄가 많아서 이런 고통을 당하나 싶기도 했다.  교회 목사님은 아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해주었다.  목사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은 무엇이든지  치료할 수 있고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교도 했다. 

 

하지만 아내는 교회에 다닌 지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아내는 여전히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나는 계속 괴로웠다.  나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는 동안에는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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