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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해야 하나요 (소설 02)

by storydrama 202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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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찌해야 하나요 (소설 02)

어머니 감사합니다.  드디어 감옥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병원에서 저를 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를 기다릴때는 하루가 천년처럼 길게 느껴졌어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이라면서 잊으신 게 아닌가 원망도 했었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저를 버리지 않는 분이세요.  아버지를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조현병이나 조울증을 앓고 싶어서 앓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제가 그런 몹쓸 병을 걸려서 아버지를 노엽게 해 드렸으니 아버지는 제가 얼마나 미우셨을까요.   아버지는 좋으실 때는 한없이 좋은 분이시지만 화가 났을 때는 정말 무섭게 변하는 분이에요.  

 

저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어요. 제가 똑똑한 아들이 아니어서 아버지가 원하는 아들이 아니어서 아버지 곁에만 가면 주눅이 들었어요. 아버지는 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어요. 아버지의 수려한 외모를 닮아서 제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사실이지만 두뇌는 아버지를 닮은 게 아닌지 제 머리는 똑똑한 두뇌의 소유자가 아닌걸요. 하지만 제가 완전히 바보는 아닌 것 어머니도 아실거예요.  학교 성적도 나쁘지 않았어요.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아들이 되고 싶어서 나름 열심히 공부도 해서 대학교 경영학과도 합격했어요.  그런데 저를 찾아온 병은 저를 괴롭히고 있어요.

어머니 다시는 정신병원에 오고 싶지 않아요. 정말 정신 바짝 차려서 잘 살고 싶어요.

제가 감옥에 간 적은 한 번도 없어서 감옥생활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제가 상상해보기로는 병원생활이 감옥생활보다 더 고통스러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병원에서 맞는 주사,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빨리 낫고 싶어서 병원에서 빨리 퇴원하고 싶어서 주사도 약도 모두 복용했어요.  어머니,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새롭게 느끼고 있어요.

 

병원에서 나오고 하늘을 쳐다봤는데  눈부신 태양과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얼마나 예쁘던지 눈물이 날 뻔 했어요.  길가에 피어 있는 꽃들도, 나무에서 부는 바람소리도 너무나 반가워서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저도 모르게 두 팔을 벌리고 크게 호흡을 했어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는 아프지 말아야지 하면서 주문을 외듯이 제 자신에게 주입을 시켰어요.  어머니가 지어주신 따뜻한 밥, 맛있는 나물, 고기반찬, 생선구이 저를 위해 준비해 주신 어머니의 사랑의 손길이 느껴졌어요.  제 밥에 생선을 올려주시며 많이 먹으라며 고생했지라고 말씀하시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어머니의 눈을 봤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하지 않기로 했어요. 지금은 제 건강을 챙기며 어머니 아버지가 하시는 농사일을 도와 드리고 싶어요.  저때문에 마음 고생하셨을 두 분을 위해 저는 뭐라도 해드리고 싶어요. 마음을 편안히 하고 다시는 제 병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요. 발작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나지 않게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좋은 아들이 반드시 되고 싶어요.  제가 건강해지면 아버지도 언젠가는 저를 인정해 주실 날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제가 친구들한테 맞고 집으로 와서 말을 못한것도 어쩌면 바보 같은 제 모습이 탄로 날까 봐 두려웠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싸움을 잘 못해서 맞고 오면 아버지는 저를 바보 같다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아버지는 제가 똑똑하고 지혜로운 자식이기를 바라시니까요.  누구한테 지는 것을 싫어하시니까요.  제가 사실대로 말했으면 아버지는 저를 위해 그 아이들에게 보복을 해서 다시는 그 애들이 저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게 하셨을 분이에요. 하지만 저는 제가 맞고 지내는 편이 마음이 편했어요.  저는 친구들에게서 맞는 것보다  아버지한테서 맞는 것은 더 견딜 수가 없었어요.  친구들은 여러 명에서 비겁하게 저를 때렸지만 아버지는 제가 잘되라고 때리기 때문에 제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물론 아버지는 저를 자주 때리지는 않았어요.  제가 바보 같아 보일 때 아주 가끔 몹시 무섭게 때리셨지요. 

 

그렇게 무섭게 느껴졌던 아버지가 오늘은 따뜻한 말로 저를 위로해 주셨어요.  제가 잘 되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도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외동아들이 아니면 아버지는 저한테 기대하는 게 더 적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저는 두 분께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인걸요.  아버지는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잘 살기를 바라시는데요.  제가 아버지 기대에 부응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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